1. 쿠팡의 시장 장악력
시장은 단순합니다. 무조건 가치입니다. 가치 높은 제품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습니다. 반대로 가치 없는 제품은 사라집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치 있는 기업은 살아남고, 가치 없는 기업은 사라집니다. 쿠팡은 한국 전자상거래 산업에서 눈에 띄는 시장 장악력을 자랑합니다. 작년(2023년)에 대한민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2,005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쇼핑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쿠팡은 35.2%로 1등이고, 그 뒤를 네이버 쇼핑이 21.3%로 2등을 차지하였습니다. 네이버 쇼핑이 주로 20~30대에 큰 선호도를 보인 반면, 쿠팡은 각 계층에서 고른 선호도를 보였습니다. 한때 한국은 쿠팡 외에도, 11번가, G마켓, 등 다양한 온라인 쇼핑 기업이 치열을 경쟁을 벌였습니다. 지금은 쿠팡만이 끝내 생존한 기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쇼핑과 가장 큰 다른 점은, 독점이 가능한 것입니다. 제주도에 어떤 뛰어난 제품을 판매한다고 해도, 서울에 거주하는 소비자가 제주도까지 가서 그 제품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큰 마음을 먹고 가야 합니다. 그러나 온라인 마켓의 제품은 주문만 하면 우리 집까지 배송합니다. 온라인 쇼핑 플레이어들이, 경쟁이 치열하다고 해도 투자를 멈추지 않고, 끝내 시장을 장악하려고 한 이유는, 이러한 독점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쿠팡은 지금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시장을 장악한다는 건 기업 입장에서 매우 큰 이점입니다. 가격조절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고객을 묶어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쿠팡은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의 월 결제 비용을 4,990에서 7,890원으로 58%가량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쿠팡은 인상된 가격인 7,890원을 지불해도, 누리는 혜택은 이보다 더 크다는 입장입니다. 무료 배달, 무료 배송, 무료 직구 서비스를 비롯하여 OTT 등, 다양한 혜택을 소비자에게 제공한다고 하였습니다. 쿠팡 와우회원은, 작년 기준, 약 1,400만 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무려 58%를 과감히 인상할 수 있는 배경에는, 소비자 입장에서 쿠팡이 아니고서는 대안이 없다는 쿠팡 내부의 판단이 있는 것으로 예상합니다. 눈치 볼 게 없을 것입니다.
2. 쿠팡의 배송 속도
쿠팡은 2014년부터 로켓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저도 쿠팡의 로켓 배송에 큰 도움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내일 출국을 해야 하는데, 현지에 가져갈 미디어 부품 몇 개가 누락이 된 것입니다. 너무 늦게 발견하여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쿠팡을 검색했고, 다행히 내일 새벽 도착이 보장되는 제품으로 구매하였습니다. 다음 날 새벽 5시에 제품은 무사히 도착했고, 출국하기 전에 누락된 부품을 챙겨갈 수 있었습니다. 이때 기억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로켓 배송이 위력을 맛봤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중 일부는 쿠팡이 없는 시절을 어떻게 살았냐고 합니다. 이처럼 강력한 배송 속도는 두 가지 이유로 가능합니다. 첫째는 물류 센터입니다.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의 물류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물류 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 한국경제 기사에 따르면, 앞으로 3년간, 3조를 투자하며, 물류, 배송망을 확대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산간벽지, 도서에도 로켓 배송이 가능하도록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여, 2027년에는 5,000만 명이 익일 배송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쿠팡은 다시 한번 비전을 밝혔습니다. 강력한 배송 속도의 두 번째 이유는, 데이터입니다. 쿠팡의 물류, 배송 시스템은 철저히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합니다. 구매 가능성과 구매시 수량을 데이터로 예측하여, 물류 센터에 입고시킵니다. 이 데이터는 시간이 갈수록 정교해집니다. 지역마다 미묘한 차이를 예측하고, 계절마다 다른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학습합니다. 물론 연령층마다 각기 다른 구매 스타일을 세밀하게 분석합니다. 새벽 배송으로 유명한 마켓 컬리 또한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물류 부분과 데이터 분석에 투자했습니다. 쿠팡의 배송 속도는 빠르면 더 빨라지지 느려지지 않을 것입니다.
3. 쿠팡의 로켓 배송 그 이후
온라인 쇼핑 산업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승리자는 점차 쿠팡으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쿠팡도 다음을 준비해야 합니다. 한국의 소매시장은 충분히 매력적이나, 한국이란 시장 자체가 크지 않습니다. 그 안에서 쿠팡이 점유한 비율은 사실 미미합니다. 쿠팡은 로켓 배송이란 신무기로 경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었습니다. 또한, 공격적인 물류 부분 투자와 함께, 와우 멤버십,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함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사실 쿠팡의 본격적인 확장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그러나 쿠팡이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테무, 알리와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한국 진출입니다. 초저가를 앞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의 판단으로는, 중국발 전자상거래 공습은 조만간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합니다. 초저가 정책은 초기에 큰 이슈를 끌 수 있지만, 결국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는 가성비입니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야 구매합니다. 품질을 포기하면서 구매하는 건 단회성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야 합니다. 쿠팡은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은 결국 한국인을 잘 아는 기업이 성공합니다. 구글이 전 세계를 장악해도 네이버가 건재한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은 월마트가 이마트에 밀려 철수한 나라입니다. 테무나 알리가 얼마나 한국인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지는 모르지만, 이를 간과해서, 그저 초저가로만 승부한다면, 결국 밀려 나갈 것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쿠팡은 로켓 배송 그 이후의 무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전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한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