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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일치, 이미지로 말하기, 차분히 검토하고 수정하기

by 지식타치 2024. 4. 27.

1. 목적지 일치

어느 업이나 마찬가지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나는 부산에 가려고 하는데, 저 사람은 서울에 가려고 하면 아무리 조율해도 협의 자체가 불가하다. 마찬가지로, 어떤 영상을 만들고자 하는지 목적지를 일치시켜야 한다. 다큐 형식으로 담담하게 스토리를 풀어갈지, 제품홍보용 영상으로 구매력을 상승시키는 영상을 만들지, 예능 스타일로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게 할지, 목적지를 정확하게 정해야 한다.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결정 사항이 있지만, 일단은 클라이언트와 영상편집자가 통일된 목적지를 정하는 게 대화의 출발이자. 목적지가 서로 다르다면, 깃발 꽂을 위치가 서로 다르다면, 아무리 수많은 회의를 거듭해도 결과물의 퀄리티는 장담할 수 없다. 그 과정 중에 쌓이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말이 오고 간다면 상대방과 나의 목적지를 다시 한번 정리해야 한다.

 

"아니 제 말을 왜 못 알아들으세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시네요? 제 말은 그게 아니고요"

"왜 제 말을 안 들으시고, 000님 말만 주장하세요?"

 

이제 어느 정도 감이 왔을 것이다. 이런 표현들은 상대방과 내가 동상이몽 중에 있으며, 각자의 꿈에서 나와 현실적으로 목적지를 일치시키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는 사인이다.

 

[출처] Unsplash

 

2. 이미지로 말하기

 

"산뜻한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발랄하지는 않았으면 해요."

"이 부분에 느낌 있고 트렌디한 트랜지션을 넣어주세요."

"인트로가 빡 하고 뭔가 터지는 느낌이었으면 해요."

 

이런 피드백을 받았다고 하면, 정확하게는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의도를 파악하려면 추가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을 수 있다. 아무리 잘 표현한다고 해도 편집자는 당신의 표현을 위와 같이 받아들일 수 있다. 대화라는 게 같은 한국말을 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역할에 따른 시선이 다르고, 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무엇보다 누구는 갑이고, 누구는 을이다. 그렇기에 영상을 제작할 때, 말보다는 이미지를 활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몇 번 말하다가 상대방이 이해를 못 하면 바로 멈추고, 내가 의도한 바를 가장 최적으로 구현한 이미지(또는 영상)를 검색해서 보여주어야 한다. 이래야 오해가 없고, 두 번 세 번 일하지 않게 된다. 영상 제작 과정에서 내가 의도한 바를 말로 잘 설명한다고 해도 편집자의 머릿속에는 전혀 다른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충족하는 사례를 꼭 보여주자. 그래야 시간 낭비, 예산 낭비를 안 하고, 무엇보다 마음고생을 안 한다. 알아서 딱 센스 있게 말귀 알아듣는 사람이 의외로 많이 없다.

[출처] Unsplash

3. 차분히 검토하고 수정하기

 

1차 편집을 마치고 당신에게 결과물을 보냈다. 메일을 열고 영상을 검토했다. 여기저기 수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분명히 협의한 대로 진행했지만, 내가 원하는 거에서 한끝이 부족한 느낌이다. 방금 들어온 메일에 답장을 쓴다. 수많은 수정사항을 포함해서 말이다. 편집자는 수정 사항을 반영해서 다시 당신에게 2차 편집본을 송부한다. 2차 편집본을 검토한 후, 당신은 수정 사항을 요청한다. 편집자는 수정 사항을 반영하여 3차 편집본을 보낸다. 이 타이밍에 많은 담당자가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응? 아까 처음 게 제일 좋긴 하네..."

 

영상은 1 + 1 = 2처럼 논란의 여지가 없는, 답이 딱 떨어지는 결과물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다. 주관성이 영상 곳곳에 묻어난다. 영상 길이가 3분이라고 하면 3분 내내 편집자의 주관성, 감성이 스며든다. 이를 검토하는 담당자 또한 주관성과 감성으로 영상을 보게 된다. 답을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답을 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심지어 오늘은 맞아도, 내일이면 틀리는 게 인간의 감정이다. 오늘의 기준이 내일은 달라질 수 있다. 차분하게 몇 번 더 검토하다 보면 처음에 눈에 들어온 수정 사항은 눈에 들어오지 않기도 한다. 도려내고 싶은 부분을 도리어 살리는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보내고 난 후, 수정 사항을 요청해도 늦지 않는다. 급하게 수정 사항을 요청해서 반영하면 영상이 누더기가 되기도 한다. 몇번만 차분히 검토하고 수정 사항을 요청해 보자. 서로 윈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