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재를 보는 눈
슬램덩크의 매력적인 캐릭터는 세대를 넘어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다. 슬램덩크의 많은 캐릭터가 스스로 성장하지 않는다. 부대끼고, 부딪히면서 성장한다. 그 누구도 처음부터 완성형은 아니다. 시련, 패배, 굴욕감으로 좌절한 시기도 있지만, 다시 새롭게 나아가는 인물들의 매력이 이 책에는 가득하다. 주인공 강백호가 속한 북산 고등학교 농구부의 주전 대부분은 결함이 있다. 주인공 강백호는 불운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라 농구를 배운 지 얼마 안 된 풋내기이며, 슈팅 가드 정대만과 포인트 가드 송태섭은 학교폭력에 연루된 '문제아'다. 에이스라고 불리는 서태웅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 누군가의 시선에서 그 결함은 품지 못할 결함일 수 있지만, 농구부 감독인 안 선생님은 그 결함을 품었다.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의 넉넉함만은 아니다. 비록 결함이 있지만 아직 꽃피지 않은 잠재력을 본 것이다. 잠재력이 본실력으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담금질의 기간이 필요하다. 버텨내고 이겨내면서 한계를 넘어서야 하고, 잠재력을 섬세하게 가다듬을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 리더쉽은 이러한 잠재력을 보는 눈이고, 그 잠재력을 담금질할 수 있는 인내심이다. 먼저는 눈이 좋아야 한다. 결함이 먼저 보이면 인재는 찾을 수 없다. 결함 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결함 뒤에 잠재력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현역 시절 스타플레이어가 감독이 되어도 명장의 반열에 오르기 쉽지 않다. 자신이 일궈낸 성공 스토리로 리더쉽을 펼치기 때문이다. 반대로 현역시절 눈에 띄지 않은 선수였지만, 감독으로 대성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내가 잘하는 게 아닌, 저 사람이 잘하는 걸 찾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나의 출중한 능력이 아닌, 그들의 능력으로 팀을 이끌어야 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눈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발탁했다면 기다려야 한다.
2. 최적의 인재 배치
북산고교 농구부 감독인 안 선생님은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들은 강한 팀입니다" 상대 팀에 주눅 들어 있는 선수들을 향해 위로 차원으로 내뱉은 말이 아니다. 실제 북산 고교 농구부는 강했다. 강했던 이유는 최적으로 팀의 균형을 이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강백호는 가공할 점프력과 운동신경으로 리바운드를 제압했고, 에이스 서태웅은 팀 내 득점을 책임졌다. 포인트 가드인 송태섭은 공격의 선봉장으로, 슈팅 가드 정대만은 중거리 슛이 강점으로, 팀이 위기에 처하면 어김없이 존재감을 보여줬다. 센터인 채치수는 든든하게 골 밑을 지켰다. 누구 한명 구멍이 없는 팀이 되었다. 리더쉽의 본질 중 하나는 팀의 역량을 최고로 높이는 것인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최적의 인재풀을 구성하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포지션을 설정하고, 그 포지션을 감당할 더할 나위 없는 인재를 찾아야 한다. 불세출의 천재를 영입했다고 해도 그 천재를 받쳐줄 스페셜한 팀이 없다면 천재는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인재를 기르든지, 찾든지, 무조건 그 포지션에 적합한 인재를 데리고 와야 한다.
3. 본질에 대한 집착
목표 달성의 지름길은 본질에 대한 집착이다. 감독인 안 선생님은 주인공 강백호에게 '리바운드'를 제압하라고 한다. 농구 경험이 일천한 강백호는 자신에게 화려한 득점을 지시하지 않고, 그저 튕겨 나온 공을 잡는, 리바운드를 우습게 본다. 그러나 안 선생님은 강백호에게 '리바운드'가 시합을 결정짓는 '본질'임을 알려준다. 튕겨 나온 공을 잡으면, 같은 팀에게 득점 기회를 다시 줄 수 있고, 상대편에게 공이 넘어가지 않음으로 점수를 잃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면서 리바운드야말로 특급무기임을 깨닫게 해준다. 리바운드에 눈을 뜬 강백호는 리바운드에 집착한다. 특히나 시합의 결정적인 상황에서 강백호의 리바운드는 단연 빛을 발한다. 리더는 업의 본질을 누구보다 빨리 꿰뚫어야 한다. 집착수준으로 본질에 빠져야 한다. 본질은 감춰져 있지 않지만 누구나 발견하지 못한다.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유명한 예화가 있다. 이건희 회장은 신라호텔 임원에게 호텔업의 본질을 물었다. 서비스업이라 답한 임원에게 다시 고민해 보라는 회장님의 명령이 떨어졌다. 몇 달 후 임원은 호텔은 부동산업과 장치산업이라고 정정하였다. 이건희 회장에게 호텔산업의 본질은 부동산업과 장치산업이었다. 입지에 따라 찾아오는 고객이 달라지며, 갖춰야 할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의 본질은 생물처럼 변한다. 애플컴퓨터는 애플이라고 사명을 바꾸었고, 현대차는 더 이상 차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고 혁신적인 미래 모빌리티를 지향하는 회사가 되었다. 본질, 본질에 집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