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의 필요성
여러분 대학 나오셨습니까? 대학은 여러분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입니까? 소위 좋은 대학을 나와서 이득본 게 많습니까?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한국만 놓고 본다면, 대학 졸업장을 가지고 있다는 건 큰 장점입니다. 먼저 사회적 위치가 달라집니다. 화이트 칼라 직종으로 취업할 수 있습니다. 영향력 있는 인재들과 인맥을 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모든 대학이 같지 않습니다. 대학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대학을 졸업해야 가능합니다. 또한, 한국은 학벌의 유효기간이 매우 깁니다. 학창시절, 몇 년의 노력으로 거의 평생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취업 시장에서도, 결혼 시장에서도, 유리한 건 사실입니다. 대학의 필요성을 묻는다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입니다. 지금도 전국의 수많은 학생이 대학이라는 좁고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여유가 많은 가정에서는, 제법 큰돈을 자녀에게 투자합니다. 여유가 많이 없다 하더라도, 자녀를 위해 헌신을 마다하지 않는 부모님의 마음은 똑같습니다. 더 못 해줘서 미안할 뿐, 해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해주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2024년을 사는 우리는, 대학의 필요성을 고민해야 합니다. 대학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대학에서 제공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고민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대학을 전인적인 교육의 전당으로 여깁니다. 단순 지식전달을 넘어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지(知), 덕(德), 체(體)를 겸비한 인간을 길러 내자고 주장합니다. 누군가는 학술 중심, 어떤 이는 기업 연계 중심을 대학의 목적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지금 말한 다양한 대학의 목표가 서로 다른 영역은 아닙니다. 서로가 조금씩 섞여 있기도 합니다. 대학 또한 특정 영역만을 기준 삼아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다양한 기준을 두고 평가합니다. 2023년에 나온 자료를 보면, 한국의 전체 대학진학률은 73.7%입니다. 10명 중의 7명은 대학에 진학합니다. 한 국가의 장래를 책임을 미래세대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한다면, 국가의 경쟁력은, 대학에서 어떤 교육을 제공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한국의 청년 10명 중의 7명이, 가장 체력이 왕성하고, 학습 능력이 출중한 20대 시기를 대학에서 보낸다면, 대학은 단순히 공부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자격증을 따는 장소도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펼쳐지는 장소이고, 대한민국을 이끄는 동력이 태동하는 곳입니다.
2. 대학의 인재 양성
그렇다면 대학은 어떤 인재를 양성해야 할까요? 첫 번째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을 길러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문제를 볼 줄 아는 사람을 길러야 합니다. 단순 반복 학습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생각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한국교육이 유난히 주입식 교육이 심하고, 단순 암기 수준을 변별력으로 삼는다고 하지만, 공부의 기초는 암기입니다. 사고라는 게 저절로 되지 않습니다. 쌓이고 쌓인 지식과 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게 사고입니다. 쉽게 말해, 내 머리에 든 게 있어야 사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직관이란 것도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닙니다. 양이 쌓이고 쌓여서, 흘러넘칠 때, 직관도 생기는 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주입식, 단순 암기 교육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문제는 대학까지 와서도 익숙한 대로 주입식 교육에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서울대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사람은, 교수님의 농담까지도 필기하는 학생이라고 하는 씁쓸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대학교육은 생각하는 사람을 길러 내는 데 1차적인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끊임없이 왜?를 질문하는 학생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갇혀있지 않고, 울타리를 과감히 뛰어넘는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그런 과감한 사고력과 행동력을 보장하는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인재 양성의 두 번째 핵심은, 글로벌 인재 양성입니다. 전 세계는 이미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대기업은 세계를 무대로 뛰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력 수준은 이미 선진국입니다. 세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이 좁은 땅덩어리를 보면, 기적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로 나가야 합니다. 좁은 한국에서 머물지 말고 세계로 뻗어 나가야 합니다. 대학은 이러한 글로벌 인재 양성소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에 희망이 있습니다. 한국은 무역입국입니다. 무역으로 나라의 경제적인 터를 잡은 나라입니다. 무역이 아니고서는 대한민국이 지금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살아야 합니다. 전 세계가 한국의 마켓입니다. 대학은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글로벌 인재 양성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취업이 잘 되는 대학은 이제 이류입니다. 아니 삼류일수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 찾는 대학이 일류가 될 수 있습니다. 시대는 분명 변합니다.
3. 대학의 질적 변화
대학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도, 기업 실무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재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대학의 교육 커리큘럼이 기업 환경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로 대부분 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습니다. 몇몇 대학교의 커리큘럼과 교수진의 강의 수준이 드러났습니다. 그걸 보고 있으면 개인적으로 참담하기도 했습니다. 수십 년 전 자료를 개선하지 않고 그대로 수업 교재로 활용하는 교수님도 계셨습니다.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도리어 오랜 기간 온라인 강의에 전문성을 기른 방송통신대 강의가 질적으로 더 훌륭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반박 의견이 있습니다. 수십 년간 동결한 등록금으로는 필요한 최신 장비를 구입할 수도 없고, 세계적인 교수진을 데리고 올 수도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우리나라 대학의 긴장감 없는 상태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대학이라도 해도 세계로 나가면 밀려납니다. 분명 한국 대학생 한명 한명의 실력은 뛰어납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학업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대학교에 입학한 후,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학업 성취를 위한 치밀한 계획은 부족합니다. 대학이 질적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대학 교육이 질적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변하지 않으면 서서히 무너져갈 것입니다. 대학을 대체할 교육 시스템은 반드시 개발될 것입니다. 대학에서 배운 2~4년간의 지식이 쓸모가 없다면, 대학은 더 이상 대학이 아닐 것입니다.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쏟아 부은들 본인의 인생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며, 대학 입학이란 목표 자체가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서둘러 변하지 않으면, 그토록 유명한 대학이라도 해도, 평생대학원 수준의 민간 교양수업 학습 장소가 될 것입니다.